오늘은 그림이 아주 귀여운 그림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귀여운 동물 친구인 다람쥐, 그리고 원숭이와 토끼의 이야기입니다. 그림이 귀여운 것도 비슷한데 책 내용도 비슷해서 함께 읽기에 좋은 그림책입니다. 성인인 우리들도 가끔 인간관계로 힘들어하거나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들에게도 크고 작은 일들로 친구와 사이가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합니다. 오늘 그림책들은 글밥이 적고 쉬운 내용에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성인들에게도 아주 좋은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
목차
- 모모와 토토
- 다람쥐의 구름
모모와 토토
이 책은 2019년 보림 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표지에는 노란 색 집에서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원숭이 모모와 토끼 토토가 그려져 있습니다. 모모의 컵은 노란색이고 토토의 컵은 주황색인 걸 보니 색깔로 친구들을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노란색 집은 아마 모모의 집일 것입니다.
모모와 토토는 단짝입니다. 모모는 토토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 합니다. 노란 컵을 선물하고, 노란 풍선을 선물 해주고, 노란 옷을 골라주고, 노란 꽃다발도 안겨 줍니다. 이렇게 무엇이든 다 주는 모모에게 어느 날 갑자기 토토는 절교를 선언합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자기 마음 표현에 적극적인 모모와 조용히 생각하길 좋아하는 토토, 사실 이 둘은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겁니다.
나는 주황색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만약 친구가 자꾸 자신이 좋아하는 노란색만 준다면 기분이 어떨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오해와 갈등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입니다. 당연하다는 생각, 이 생각이 참 많은 갈등을 빚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 속 한 장면에서 모모가 토토에게 "토토야, 내 마음이야!" 하며 커다란 노란색 꽃다발을 안겨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토토는 너무나 큰 꽃다발에 파묻혀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모모는 사라진 토토를 찾아 다닙니다. 토토를 찾아다니는 여정 중에 여러 친구들이 등장하는데요.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함께 노는 친구들 모두 자신의 각자의 색깔을 띠고 있다는 겁니다. 모모와 토토가 노는 장면에서는 모모에게서든 토토에게서든 온통 노란색만 가득 있었죠. 그러나 아무리 단짝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보여 주면서 작가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렇게 모모는 온통 주황색인 토토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주황색 꽃 한 송이를 들고 말이죠. 이제서야 토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그 꽃을 받으며 토토는 다시 모모와 단짝이 됩니다. 이번에는 서로의 색깔을 잘 간직한 채 말입니다. 노란색 옷을 입은 모모, 주황색 옷을 입는 토토, 그리고 서로의 색깔로 물든 꽃을 하나씩 들고 두 손 꼭 잡고 서 있는 모모와 토토는 이제야 진정한 단짝이 된 듯합니다. 모모가 토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갈등은 없었을까요? 우리는 누구나 서로에게 실망하고, 서운해합니다. 관계에 있어서 생기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우정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람쥐의 구름
이 책은 2020년 북극곰 출판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창문 밖은 해가 쨍한데 집 안에 앉아 있는 다람쥐는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람쥐 위로는 먹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네요. 늘 먹구름을 몰고 다니는 다람쥐 주위에는 당연 친구도 없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하염없이 내리는 비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친구들도 있고, 다람쥐가 잠깐이라도 지나간 자리에는 늘 축축한 물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물론 앉은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요. 축축하게 젖은 자리 때문에 친구들은 불편해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생쥐를 만납니다. 다람쥐가 주춤하며 생쥐와 거리를 두자 생쥐는 잠깐 자리를 배우더니 우산 하나를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는 다람쥐에게 우산을 씌워 줍니다. 그렇게 다람쥐와 생쥐는 함께 산책을 가게 됩니다. 산책하는 길에 다람쥐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본인에게 내리는 비로 인해 시든 꽃에 물도 주고,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개구리에게 물웅덩이를 만들어 주는 일들 말이죠.
산책한 다음 날, 다람쥐는 생쥐 집으로 놀러를 갑니다. 귀여운 선물 하나를 들고 말이죠. 그 선물은 바로 비옷이었습니다. 늘 비가 내리는 다람쥐 곁에서 오래 있기에는 비옷이 제격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람쥐와 생쥐는 서로 비옷을 입고 마음껏 함께 뛰어놉니다.
그렇게 실컷 생쥐와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다람쥐 머리 위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비가 그친 것이죠. 여전히 먹구름은 존재하지만 매일 같이 내리던 비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차 한잔을 하고 있는 다람쥐의 표정에서는 안도감, 행복감 같은 따뜻함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다람쥐 머리 위에 있는 먹구름에 무지개가 피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다람쥐 머리 위 먹구름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습니다. 맑고 파란 구름이 두둥실 떠있지요. 여전히 다람쥐는 생쥐와 산책을 나갑니다. 돗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화창한 날씨를 마음껏 느끼는 다람쥐와 생쥐를 보니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다람쥐의 구름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구름과도 동일시 되어 보입니다. 우울한 마음, 슬픈 마음, 화창하지 못 한 내 마음 속 먹구름을 화창하게 만들어주는 누군가 한 명쯤은 우리는 원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럼 반대로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내 마음속 먹구름을 없애 줄 누군가를 곁에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먹구름을 없애 줄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말입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기,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그림책입니다.
이처럼 오늘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책 속에서 아주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에 성인들마저 생각을 곱씹게 만드는 힘은 단연 그림책이 최고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조건 내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기, 다름을 인정하기,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런 것들은 꽤나 큰 노력이 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 관계에서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있을까요?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노력이나 배려가 꼭 필요합니다. 따뜻하고 귀여운 그림책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이 두 권은 필히 힐링 그림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