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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힐링 그림책

by 김가오니 2024. 1. 17.

오늘은 그림책 테라피 공부를 시작하며 만났던 그림책들의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역시나 공부를 하면서 그림책에 매료되었고 그림책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와 그림이 어우러져있는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심리학으로 풀어놓은 그림책 등 조금 더 깊은 그림책의 세계로 첫걸음 했던 그 순간을 떠올려 보며 몇 권의 그림책들을 소개합니다.

 

목차

  • ≪흰 눈≫ / 그림작가 : 주리 / 글작가 : 공광규 / 풀과바람(바우솔) 출판
  • ≪100 인생 그림책≫ / 그림작가 : 발레리오 비달리 / 글작가 : 하이케 팔러 / 번역 : 김서정 / 사계절 출판

≪흰 눈≫ / 그림작가 : 주리 / 글작가 : 공광규 / 풀과바람(바우솔) 출판

이 그림책은 시인과 그림작가의 만남으로 탄생한 그림책입니다. 2016년도에 발행된 그림책인데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는지 직접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잔잔한 그림에 따스한 시가 어우러지니 한 폭의 예술작품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순환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과 감동,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같이 따라 변하는 삶의 진리를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이 매화나무 가지, 벚나무 가지에 앉는다는 말로 시작하는 그림과 시가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경이로운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새벽녁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할머니의 일상을 쭉 보여주지만 할머니의 얼굴이나 표정은 자세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모습이 궁금해질즈음, 할머니 머리 위에서 핀 마지막 꽃잎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친할머니는 제가 아주 갓난아기일 때 돌아가셨고 외할머니와도 왕래가 자주 없어서 큰 추억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서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시가 주는 감동과 할머니라는 인물에 대한 어우러짐이 참 좋았습니다. 어쩌면 할머니라는 인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삶에 고스란히 녹아든 인물에 제일 적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이 더 따뜻하고 안정감 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잔잔하면서 감동이 있는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

 

≪100 인생 그림책≫ / 그림작가 : 발레리오 비달리 / 글작가 : 하이케 팔러 / 번역 : 김서정 / 사계절 출판

2019년도에 발행된 이 그림책은 어른들 위한 그림책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도서관에 갔더니 아동자료실에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어른을 위해 나온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기보다는 그림 에세이라는 말이 조금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매 순간을 100 장면으로 보며 인생의 나이와 매칭시킨 그림에 묘한 뜻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처음 태어나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본 그 순간부터, 즉 0세부터 100세까지의 일생을 그림과 짧막한 글로 표현한 책입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인생인 듯싶다가도 누구나 한 번쯤 위기가 닥치고 시련을 겪게 됩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숫자는 가늠이 가지만 장면과 글은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금 더 즐겼더라면,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며 후회하는 지난날의 시절이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회는 현재와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인생들에 대비하며 조금 더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후회없이 잘 살아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꼭 우리의 부모가 나에게 전하는 메세지처럼 느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의 현재 지점을 찾게 되고 지금의 현실과 잘 맞는지 곰곰이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늘 웃음이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을 겁니다. 살면서 삶이 고되고 힘들고 씁쓸해지며 점차 그 웃음들도 사라지게 됩니다. 이 그림 에세이를 보게 되면 인생이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지 진정으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은 한 줄이나 두 줄 남짓 되는 짧은 글들과 그림이 어우러진 책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시집을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우시다면 이런 책들을 한 번 펼쳐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 힐링은 물론이거니와 어쩌면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맺힐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따스하고 생각할 거리가 풍부한 그림책입니다. 

 

지치고 힘든 날, 위로가 필요한 날 소개해드린 두 책을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며 천천히 글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그림에 눈이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자연스레 시선을 멈추어 그림도 천천히 곱씹어 눈으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림 속에서 촉감과 향기가 베어나올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책으로 감동을 느끼고 마음을 정화시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책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꼭 가닿길 바랍니다. 그림책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너무나 어마어마해서 직접 느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림책 읽기가 아직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신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책으로 먼저 꼭 만나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