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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힐링 그림책

by 김가오니 2024. 1. 23.

오늘은 나누는 삶에 대한 고찰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삶이 예전의 삶보다 조금 더 개인적인 삶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음에 그림책이 한몫을 더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나눔이라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는지 참 궁금합니다. 물건을 나눌 수도 있고 마음을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할 나누는 삶에 대한 내용은 함께 공존함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주제가 전쟁, 동물, 로봇으로 다양한 생각거리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자신이 나누고 있는 삶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목차

  • 만들다
  •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 나는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만들다

이 책은 2015년 북뱅크 출판사에서 발행된 그림 작가 후쿠다 이와오님과 글 작가 다니카와 슌타로님의 그림책입니다. 여기서 다니카와 슌타로 작가님에게 조금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인으로서 여러 책을 내셨는데 이 분이 주는 글의 힘이 참 크게 와닿습니다. 이 그림책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꼭 한 번씩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만드는 행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쓰는 '만들다'라는 동사의 뜻을 확장시키고 마지막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흙으로 무얼 만들지 흙으로 뱀 만들지'라는 전형적인 글의 운율로 시작되는 이 글은 흙에서 시작한 만듦이 전쟁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그 발상에 아이들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흙에서 뱀으로 태어난 만들기는 뱀에서 항아리로, 항아리에서 술로, 술에서 친구까지 만듭니다. 그러다 염소가 나오고 염소로는 가죽을 만듭니다. 여기서부터 살짝 '나눔'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가죽은 북을 만들고, 북은 리듬을 만듭니다. 그리고 리듬은 축제를 만듭니다.

 

축제가 만들어지면 무언가 마음이 기쁘거나 즐거워야 하는데 마지막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말놀이를 하듯 반복되는 문장으로 이어지던 그림책은 마지막에 의문문으로 바뀝니다. 전혀 우리의 예측을 뒤집는 질문입니다. 전쟁은 무엇을 만드냐는 말입니다. 재미있게 읽어나가던 그림책은 묵직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작지만 강한 이 물음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이 책은 반달 출판사에서 2019년에 발행된 그림 작가 허정윤님, 글 작가 고정순님의 그림책입니다. 고정순 작가님은 앞 글에서도 잠깐 언급하기도 했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동물원에 가보셨을 겁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있는 장소이기에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동물원에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만 동물들을 바라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동물원이 진정 동물들의 집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동물들의 복지와 동물 보호를 위해 보금자리가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과연 동물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보금자리가 될지 의문입니다. 우리가 동물의 입장이 한 번 되어서 동물원을 방문해본다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냥 동물들에게 마음 편한 쉼터가 되지 못하는 동물원. 여전히 관리가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 동물원도 전국 곳곳에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전 세계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제대로 동물 보호를 받지 못 하는 동물들의 뉴스를 볼 때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책은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와 나눠 쓰고 있는 모든 자연을 함께 소유한 동물들의 이야기입니다. 동물 한 마리를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 여러명이 출동한 걸 보고는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동물 권리와 동물 복지도 우리가 생각하며 고민해봐야 할 중요한 일임을 이 그림책을 통해 깨닫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이 책은 만만한 책방 출판사에서 2019년도에 발행된 그림작가 최경식님, 글 작가 이현님의 그림책입니다. 책 표지에는 오퍼튜니티의 얼굴로 보이는 로봇의 얼굴이 있는데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정감이 갑니다. 탐사 기간 15년, 탐사 거리 45킬로 미터라고 합니다. 15년 동안 탐사 로봇과 교류를 하다 보면 로봇이지만 친구나 가족처럼 꽤나 정이 들 것 같습니다.

 

오퍼튜니티는 키 150센티미터에, 1초에 겨우 5센티미터를 움직이고 3미터를 가는데 1분이나 걸리고 태양열로 에너지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태양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로봇입니다. 오퍼튜니티는 달을 지나 여섯 달 동안 우주를 날아 화성에 도착합니다. 화성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90 솔로 지구 시간으로 90일 정도입니다.

 

화성의 혹독한 추위, 가파른 절벽, 언제 모래 폭풍이 올지 모르는 두려움. 인간이라면 이 혹독한 탐사 임무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 그림책은 오퍼튜니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화성에 도착하기 전 오퍼튜니티의 마음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굉장히 설레고 두근거렸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퍼튜니티의 마음으로 글을 쓴 작가의 마음도 꽤나 궁금해집니다. 분명 저처럼 눈물 한 방울쯤은 흘렸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퍼튜니티가 무사히 화성에 도착하자 과학자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렇게 지구 시간으로 90일을 견딜 수 있는 오퍼튜니티는 기대수명을 60배나 뛰어넘어버립니다. 기적의 탐사 로봇이 된 것입니다. 2003년 2월, 화성을 향해 날아 2018년 6월 10일, 모래 폭풍에 뒤덮인 채 연락이 두절 됐습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 오퍼튜니티에게 하루 세 번 모두 1000번의 신호를 보냈지만 2019년 2월 13일, 아무런 대답 없이 모든 작동을 멈췄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인간 대신 탐험해 준 오퍼튜니티. 그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도전의 기쁨을 오퍼튜니티가 대신 해줍니다. 모든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멋지게 수행해 준 오퍼튜니티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느낄 도전 정신과 용기, 그리고 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간과 로봇이 나누는 교감에 대해서도 덩달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세 권의 그림책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어떤 그림책을 가장 흥미롭게 읽으셨는지 저도 궁금해집니다. 동물과 로봇은 특히 우리와 직접적인 교감을 나누기 힘든 존재이기에 공감이 잘 안 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AI 시대인 요즘, 식당을 가도 로봇들이 서빙을 많이 해줍니다. 우리 시대에는 로봇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가고 있는 걸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동물과 로봇과 나누는 삶에 대해서 그림책을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